- by Piano

집에 돌아오기 직전의 한두 시간 정도를 제외하고는, 종일 기분이 들떠있었다. 19일에 퇴사 2주년 기념일(!)을 맞아 회사 사람들에게 보낸 메일의 답장들이 도착했고, 정말 간만에 다시 실험을 시작했고, 모 언니한테 추천을 받아 산 키타가와 에리코의 에세이집이 어제 도착해서 한 페이지씩 펴보며 좋아하던 중이었고, 지지난주엔가 연옥님 나오자마자 이것 저것 모아 배송대행으로 주문한 물건들이 오늘 도착했다. 그것도, 아마 오후에 도착했겠지 싶어 클리닝 마쳐놓고 저녁때 종종거리며 집에 왔는데, 마침 우체국 차가 집 앞에 서있던 거다! 후다닥 계단을 뛰어 올라오니 우체국 아저씨가 부재중 안내 쪽지를 쓰고 계셨다. 本当に良かったですね!라며 우체국 아저씨랑 함께 기뻐함. (..)


이메일을 보냈던 회사 사람들은, 퇴사 직전에 같은 팀에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그제 보낸 메일에, 팀의 막내였던 조선족 아가씨가 어제 답장을 보내 왔고, 오늘 팀장님, 후배사원 기훈씨, 근처 살고 팀 시작부터 함께 했던 선임님 (지금은 책임)한테서 답장이 왔는데, 뭐랄까. 무척 고맙고 기분이 좋아서 읽고 또 읽고 했네. 어제만 해도 홍매씨가 답장 보내기 전엔 답장 안 온다며 삐지려던 참(..)이었는데 답장들이 온 것도 기쁘고. 나도 다시 한 명 한 명한테 답장을 쓰려고 했는데, 오늘은 좀 정신이 없어서 실패. 내일이나 해서 다시 시도해야 할 듯.


작년 연말에 두 분 만나서 술마셨을 때만 해도, 아슬아슬하단 이야기는 들었었지만.. 정말로 팀이 없어진 모양이다. 홍매씨가 이래저래 설명을 해 주었는데, 다른 분들은 그저 웃지요(..) 레벨의 답장. 뭔가 2년간 많이 변했구나, 라는 팀장님의 메일 속 구절이 왠지 아스라한 기분이었다. 개인별로 '처절하게 가열차게' 살고있다는 문장을 써 보내신 분도, ㅋㅋ. 팀이 없어졌다니 좀 아쉽고 뭔가 이상하고 하지만, 그래도 내가 같이 일하면서 좋아라 하던 사람들은 모두 그 변화 속에서도 하고 싶은 일들 하고 있으니 좋다, 라고 이야기해주어서 나도 좀 좋았다. 회사에서는, 회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회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도 있는 걸테고, 그 안에서 자기의 길을 각자 찾아가는 거겠거니.


책으로 보는 연옥님은, 화면으로 볼 때랑 많이 달랐는데.. 그래서 더 좋았다. 정말 고마울 정도로 좋은 만화, 라니 대단하지 않은가. 공감하고, 같이 울고. 그래서 내가 이 사람 팬인거지! 라며 뿌듯. 정말 이만큼이나, 꽤 오랜 기간 좋아하고, 이 사람이라면 무조건 믿고, 홈페이지도 기웃기웃대는 정도의 사람은 폴과 억수싸 정도 뿐인듯.. 물론 그 외에도 가볍게, 팬이에요 꺄아 하는 정도의 사람들은 많이(...) 있지만.


연옥님과 함께 주문한 책들은 억수씨의 다른 책 두 권, 결똑, 어떤 작위의 세계 (정영문), 노랑무늬영원 (한강), 지상의 노래 (이승우),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그리고 조규찬 8집 앨범과 최백호 씨의 새 앨범, 그리고 젓갈 세트!!! 저녁에 바로 명란젓에 밥 먹었더니 완전 행복했다 ㅠㅠ. 명란이야 여기도 많지만, 역시 양념이 중요해. ㅋ 창란젓이랑 오징어젓은 천천히 먹고, 새우육젓은 이것 저것에 넣어먹어야지. 엄마한테 김장김치 보내주세요 했으니, 김치 보내주시면 보쌈 해먹어야지. 명란젓 있으니 도시락 싸서 다니고싶어졌다 (하트) . 당분간은 읽을 것도 많고, 든든해 행복할듯 (하트). 문제는 시간인가.. 집에서 밥 먹을 시간, 책 읽을 시간 같은 거.


적어놓고 싶은 것들이 이외에도 많은데 너무 늦어져서 안되겠다 ㅡㅡ 오늘은 이만. 나중에 수정해서 붙이던가 해야할듯. 아, 역시 아이패드용 블루투스 키보드가 갖고싶구나.


덧글

  • 잠이늘었어 2012/11/28 23:07 # 답글

    연옥님 팬이시군요ㅎㅎ 갑자기 끝나버린 느낌이어서 아쉬웠어요
  • Piano 2012/11/29 02:58 #

    넹 연옥님팬이어요. 처음에 알게 되었을 때부터. 실망해서 멀어질 때까지 진짜 오랜 시간이 걸릴 만한(..) 작가를 만났다고 생각했던 웹툰. 그렇게 몇 년 두고 보니 ㅋ 적어도 몇 년간은 계속 좋아할 것 같아요.
  • Piano 2012/11/29 03:01 #

    아, 갑자기 끝난 듯한 느낌, 에 대한 덧글을 쓰려고 했구나;; 암튼요.. 저도 연재시절에 생각할 땐 급작스럽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출판본으로 보니 납득되는(..) 느낌이더라구요. 한 번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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