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열심히 일하고서 늦게 퇴근하는 날의 기분은 별로 좋지 않다. 퇴근 셔틀버스를 타고 아이팟을 이리 저리 뒤지다가 조원선씨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몇 번 듣고선 잊어버렸던 앨범. 언제나 롤러코스터는 완소였는데, 그래서 원선씨의 앨범도 좋아라 했는데 어느 순간 잊어버렸던 것인지. 아직도 롤러코스터의 기운이 많이 남아있지만, 그만큼이나 원선씨가 롤러코스터에서 차지했던 비중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고, '살랑살랑'에서 코러스에 들어간 특유의 화성 진행을 들으며 아 이거야 싶어 기뻐하기도 하고. (살랑살랑은 보사노바 리듬도, 왠지 능청스럽게 엇박으로 울리는 팀파니 소리도 무척 좋다-) 퇴근 셔틀에서 들은 두번째 곡 '천천히'는, 가사도 멜로디도 그저 흘려듣기만 했는데도, 무슨 말인지 생각하지 않았는데도 코끝이 찡. 들을 때마다 무언가 덜컥 겁이 나 버리는 '아무도 아무것도', 들을 때마다 행복해지는, 마치 '일상다반사'를 떠올리게 하는 '베란다에서'도. 원선씨도, 역시 나에겐 완소. 조금은 나아진 기분으로 또각또각 걷는 밤의 언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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