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온 맘으로 노래하다 - 이소라, 두번째 봄 (짧은 글) by Piano

가면서도 걱정했었다. 펑펑 울기라도 하면 어쩌나. 이소라씨가 노래 부르는 걸 실제로 보았던 건 딱 한 번 뿐이었다. 그것도 단 두 곡, 서른즈음에 와 바람이 분다. 그렇지만 그 두 곡은, 이소라씨가 '단 한 마디'만으로도 눈물을 쏟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시키기엔 충분했었다. 그래서 정말 걱정했고, 걱정하던 것만큼 펑펑 울지는 않았지만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는 없었고, 마음이 시려서 공연이 끝나고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어쩜 그렇게, 온 몸으로, 모든걸 불태워 노래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저러다가 화르륵 타 없어질까봐 무서웠다. 무척이나 따뜻한 사람이지만,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는, 다만 그 상처의 깊이와 아픔만큼은 절절히 느껴지는, 그래서 무척이나 아파보이고 외로워 보이는, 그래서 꼬옥 안아주고 싶은 사람. 꼬옥 안으면, 그 마음의 상처가 그대로 내 마음에 옮겨와 대성통곡하게 될 것 같은 그런 노래들. 아니, 왜 생일축하해요 를 들으면서 눈물이 나는지, I will survive를 들으며 이 사람이 어디로 가 버리는 건 아닐까 불안해지는지. 그렇게, 혼자서 바들바들 떨면서, 외로이 서있어야만 하는 건지. 그 모든 짐을, 상처를 숙명처럼 그렇게 품고 살아야만 하는건지. 좀 더 따뜻해졌으면, 좀 더 행복해졌으면. 언니 말처럼,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으니까, 조금은 위로받고 따뜻한 손 잡았으면 좋겠다. 드럼 치시던 강수호씨도, 베이스치시던 서영도씨도, 기타의 박주원(죄송요 ㅠ 모 님의 지적으로 검색 후 수정하였습니다)씨와 건반 이승환씨도, 잠깐 등장해 노래 불러주신 김민규씨도, 소라씨를 보는 눈빛이 따뜻해서. 그 따뜻함이 마구 느껴져서, 그래도 저런 사람들이 곁에서 함께 노래하고 함께 있어주어서 소라씨가 멀리 가지는 않겠구나 하는 안심. 언니, 난 언니가 좀 더 노래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언니 목소리가 슬프다고, 히트곡이 없다는 개그를 날려도, 한 곡 한 곡이 얼마나 마음 절절하고 위로가 되는지 언니가 알아주었으면. 슬픈 노래여서, 그래서 마음을 바닥까지 다 긁어내어 상처를 드러내고 그 상처가 쓰라려 울음을 터뜨려도, 그 울음이 그 슬픔이 따뜻하게 아린 눈송이처럼 마음을 덮어주는 걸 아는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언니의 노래를 들으러 그 곳까지 갔을 거에요. 부디 오래 오래 노래해주길, 그리고 조금은 더 행복해졌으면. 고마워요, 어제 덕분에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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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박양 2009/05/15 23:16 # 답글

    좋으셨겠어요. 저도 얼마전에 예매하러 갔더니 전공연 매진이라 좌절했었는데...
    저도 그녀의 노래를 들으러 그 곳까지 가고 싶은데 말이죠..
  • Piano 2009/05/16 21:33 #

    그렇게 작은 공연장이 아닌데도, 다 매진인게 참 신기하죠..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죠 :) 그 땐 같이 갈까요?
  • 정여사 2009/05/16 09:26 # 답글

    마음 탁탁 털어 뽀송뽀송하게 말리고 올 수 있을만큼 멋진 공연이었죠~
    슬프고 애잔해도 한편으로 후련했다는... ㅠ_ㅠ
    하지만 우린 사연많고 암울한 덕후 소녀팬으로 보였을거라능 ㅋㅋㅋ
  • Piano 2009/05/16 21:33 #

    사연많고 암울한 덕후 소녀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면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사이동생 2009/05/18 14:57 # 답글

    .............................................................................................................부러워서 실신.
  • Piano 2009/05/18 23:03 #

    ........................................ 다음번엔 꼭-
  • 시진이 2009/05/18 22:48 # 답글

    아아- 저는 첫 공연때, 갔었어요.
    그뒤에 환불관련 이러저러해서...특히나 아프다 하셔서 정말 걱정이 되었는데 뒤에 남은 일정도(어제가 마지막이었죠?...어찌나 가고 싶던지요) 이 글을 보니 잘 끝내셨겠다 싶으네요 정말 다행이고 감사한..일이죠, 소라님 노랠 들을 수 있다는 게.

    진심이 가득, 느껴져서 짧지 않게 느껴지는 글이에요 잘 읽고 갑니다

    ps: 근데 전 왜 뜬금없이 베이스님 보고오신게 부러워지죠.........초반에는 서영도님이 아니셨는데ㅠ.ㅠㅋ
  • Piano 2009/05/18 23:05 #

    아- 시진이님도 다녀오셨군요 ^^
    저도 마지막 공연 너무 가고싶었더랬어요. 아아. 잘 마치셨을래나. 그랬어야 할텐데.
    정말, 계속. 이소라씨 노래는,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 베이스님 진짜 멋있으셨는데! (자랑자랑)
  • 2009/05/18 22:5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Piano 2009/05/18 23:06 #

    아이코 고맙습니다. 혹시나 싶어 검색해보니 말씀하신 게 맞아요. 제가 요새 머리가 두부-_-가 되어가는지 ㅠ0ㅠ..
  • 시진이 2009/05/18 23:15 # 답글

    어머나 실시간으로 리플이+_+
    사실은 어쩌다 생각없이 그냥 '서영도' 검색으루 들어 와봤는데 (간간이 뭐하시나...궁금할 때가 있거든요 또 제쪽으로 그 검색어가 보이기도 하고^^) 역시 카페엔 아직 올라오지않은..5월 공연 얘기가 보여 클릭했거든요~ (소라님 공연예매 페이지에서 저도 분명 영도님 이름을 보았었는데..초반부엔 다른 세션이었어요ㅠㅠ)

    아무튼 그래서..더홈 리뷰까지 반가이 여기저기 구경하고 잠깐 문득, 엇...분명 와봤던 곳인데......음..뭐지.....원래 몰래(?) 링크해놨다가 한참 안 간 블로그였나? 막..이러다가.....

    생각났어요,

    잠!잠이늘었어님~! 에게
    바톤 주셨었던 분이시죠? :)

    제가 그때 하도 그 문답이 신기(...) 해서 타고 와 봤었거든요 (그래놓고 대충 아시겠지만 문답작성은 한참 한참 한달이나 결국 늦어져던................OTL)

    여튼, 신기하네요 +_+
    더홈 얘기도 그렇구, 커피 얘기들두 그렇구!! (저도 원두!!커피~좋아해요~~막 전문가는 아니지만ㅋㅋ)


    암튼 반갑습니다^^ 종종 놀러올게요~
    (너무;;; 리플을 어지럽게 적어놓고 가네요ㅡ.ㅡㅋ)
  • Piano 2009/05/18 23:23 #

    안그래도 잠이늘었어님이 바톤 보내신 거 보고 어제였나, 그저께였나 시진이님 블로그 구경갔었어요. 저도 한참 구경하다 왔었는데 ㅎㅎ (글도 구경하다 왔었어요~)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네요 :)
    종종 놀러오셔요~ (저도 놀러갈게요!)
  • 2009/05/18 23:2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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