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나갈 때, 가끔 핸드폰이나 지갑은 놓고 다녀도 아이팟은 꼭 챙겨 다닌다. 내가 굳이 아이팟을 고집하는 이유는, 내가 애플의 빠순이이기도 해서이지만 내가 듣고 싶은 노래를 내가 듣고 싶을 때 듣겠다 는 이유다. 지금 30G짜리 아이팟에 여유용량은 1기가도 남지 않았다. 이런 아이팟이 진짜 진가를 발휘할 때는 우울할 때나 갑자기 뜬금없이 어떤 노래가 생각날 때다.
실은 어제 오늘, 왠지 모르게 굉장히 우울했다. 마린블루스의 우울해 처럼, 갑자기 미친듯이 뜬금없이 우울해지면서 세상 모든 것에 숨이 막힐 때가 있는 법이다. 우울할 때 힘을 주는 노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사람마다 굉장히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어제는 이소라씨, 오늘은 백현진씨였다.
우울한 날도, 그날따라 그 우울함의 방향이 조금씩은 다르게 마련이다. 감상적이어지는 날, 상처받은 날, 우울하다기보다는 조금 '진중해지는' 것에 가까운 날 등등. 어제의 기분이란, 술 많이 마신 다음날 냉면을 꾸역꾸역 집어넣고 나면 냉면이 위 벽을 뻑뻑뻑 긁어대는 느낌 비슷한 것이었다. 텅 비어버린 마음의 벽이 쓰릴 때, 겔포스처럼 마음을 살짝 덮어주는 '목소리'. 다른 것보다 그 '목소리'. 이소라씨의 목소리는 상처에 살짝 덮는 거즈같은, 그런 느낌이다. 그 거즈가, 왜 정말 재질 좋은 천으로 만든 인형처럼, 약간 촉촉한듯 하면서도 아기피부마냥 보드라운, 그 촉감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것만 같은 그런 느낌. 아직 나에게는 이소라씨는 '노래'의 힘이라기보다는 '목소리'의 힘으로 나에게 커다란 위안이다.
그런 부분에서,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두 개의 앨범 중 더 힘이 되는 건 5집이었다. 중고로 어렵게 구한 녀석. 비록 고무줄은 끊어졌지만-_-.. 약간 화려한 편곡이라는 느낌이 드는 4집의 노래들, 물론 좋긴 하고 내가 새 앨범으로 구입한 것이라 애착도 있지만. 5집이, 특히 악기의 구성과 편곡 쪽에서 '목소리'의 매력이 한껏 발산되는 것 같아 더 마음이 간다. Sharry 랑, .. 한 곡은 제목을 잘 모르겠네. 여튼 마음에 들어 거의 무한반복하다시피 하는 두 곡은 보컬의 매력이 정말 하늘 끝까지 뻗쳐간다. 덕분에, 어제의 퇴근길은, 주위의 잡음에 약간 방해받긴 했지만서도, 이소라씨의 목소리에 크게 위안받는 시간이었다.
김작가님 블로그에서 보고 구입한 앨범. 요새 장필순/루시드폴 앨범에 이어 별 다섯개!짜리의 자리를 넘보고 있는 앨범. 조만간 별 다섯개의 자리에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앨범, 우울할 때 꼭 찾게 되는데. 상처를 '위로'받고 싶을 때 듣는 앨범이 이소라씨라면, 상처를 찢어내는, 자학하는 기분으로 듣는 앨...범이기도 하다. 자학이라니, 이렇게 변태스러울수가. -_-
욕망은 발가벗길수록 그 존재없음때문에 적나라하게 초라해진다.
특히 좋아라 열심히 듣는 트랙들은, 아무래도 내 취향상 '백현진씨치곤' 대중적인 노래들일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 멜로디는 나름 대중적일수도 있으되 가사는 그렇지 않다. 적나라한 가사가, 오히려 적나라해서 공감을 이끌어낸다. 들여다보기 꺼려했던 찌질함과 토해내지 못했던 소소한 것들이 적나라해지면, 인정할 수 밖에 없어지니까. 처절하게도 현실적이다. 환상으로 포장된 대의와 비장한 결의/결심 뒤에는, 어쩔 수 없이 대면하게 되는 현실이 있고. (예를 들면, 어른용 사탕에서 자살을 결심하고 들어간 여관의 '축발전'이 새겨진 시계 라든지, 학수고대했던 날에서 정말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렸던 순간이, 술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라든지) 그 풍경은 참, 아이러닉하다. Isn't it ironic, don't you think?
화려한 수식 없이, 포토샵의 뽀사시효과 없이 대면하는 현실은 언제나 적나라하고 낭만적이지 못하고 멋있지 못하다. 순간마다 내 의지를 배신하는 현실은 일종의 코미디/찌질함, 혹은 정말 처절한 현실 인식을 끌어내고야 만다. 백현진씨의 노래는 그 부분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그래서 더욱 공감이 된다. 우울할때 들으면 더욱 더 그렇다. 찌질하고 비참한 내 자신을 찢어내버리는 기분으로 듣는 노래에, 역설적인 위안을 얻는다. 음, 나만 이렇게 찌질한 건 아닐거야 라는 위안...이라면 백현진씨한테 예의가 없는 말이려나. (죄송요-)
물론 닉의 고향 이나 아구탕에서 나온 네 명 같은 경우는, 처음에 들었을 때는 웃었다. 박민규씨의 소설 같은 느낌이었다. 특히 아구탕에서 나온 네 명 노래에서 '오 필승 코리아'가 흘러나오는 그 순간, 그 순간은 정말 뒤로 넘어갈 뻔했다. 그런데 알고보면 그렇게 단순하게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닌, 어떤 현실 인식에 대한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또한 굉장히 소중한 트랙..이지만. 어쨌거나 우울할 때 듣기에는, 이런 백현진씨의 '센스'가 드러난 트랙보다는 정말 '현실적인' 노래들에 공감이 간다..라는 이야기.
더불어 백현진씨 앨범에는. 참여한 사람들이 면면이 장난이 아니어서.. 더 그렇기도 하고. 가장 인상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정재일씨의 피아노/조윤석씨의 휘슬 일듯. 내가 좋아하는 두 사람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 정재일씨에게 다시 한 번 질투를 느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앨범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우울할 때' 이 노래를 듣는 이유와는 그닥 상관은 없겠지만). 근데, 그래도, 잘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트랙의 그 '절제된' '우울한' 피아노 소리가 정재일씨의 작품이라는 게. 좋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질투나기도 하고 그런 기분...이기도 하다.
실은 어제 오늘, 왠지 모르게 굉장히 우울했다. 마린블루스의 우울해 처럼, 갑자기 미친듯이 뜬금없이 우울해지면서 세상 모든 것에 숨이 막힐 때가 있는 법이다. 우울할 때 힘을 주는 노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사람마다 굉장히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어제는 이소라씨, 오늘은 백현진씨였다.
![]() | 이소라 5집 - Sora's 5 Diary - ![]() 이소라 노래/소니비엠지(SonyBMG) |
![]() | 이소라 4집 - 꽃 - ![]() 이소라 노래/신나라뮤직 |
우울한 날도, 그날따라 그 우울함의 방향이 조금씩은 다르게 마련이다. 감상적이어지는 날, 상처받은 날, 우울하다기보다는 조금 '진중해지는' 것에 가까운 날 등등. 어제의 기분이란, 술 많이 마신 다음날 냉면을 꾸역꾸역 집어넣고 나면 냉면이 위 벽을 뻑뻑뻑 긁어대는 느낌 비슷한 것이었다. 텅 비어버린 마음의 벽이 쓰릴 때, 겔포스처럼 마음을 살짝 덮어주는 '목소리'. 다른 것보다 그 '목소리'. 이소라씨의 목소리는 상처에 살짝 덮는 거즈같은, 그런 느낌이다. 그 거즈가, 왜 정말 재질 좋은 천으로 만든 인형처럼, 약간 촉촉한듯 하면서도 아기피부마냥 보드라운, 그 촉감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것만 같은 그런 느낌. 아직 나에게는 이소라씨는 '노래'의 힘이라기보다는 '목소리'의 힘으로 나에게 커다란 위안이다.
그런 부분에서,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두 개의 앨범 중 더 힘이 되는 건 5집이었다. 중고로 어렵게 구한 녀석. 비록 고무줄은 끊어졌지만-_-.. 약간 화려한 편곡이라는 느낌이 드는 4집의 노래들, 물론 좋긴 하고 내가 새 앨범으로 구입한 것이라 애착도 있지만. 5집이, 특히 악기의 구성과 편곡 쪽에서 '목소리'의 매력이 한껏 발산되는 것 같아 더 마음이 간다. Sharry 랑, .. 한 곡은 제목을 잘 모르겠네. 여튼 마음에 들어 거의 무한반복하다시피 하는 두 곡은 보컬의 매력이 정말 하늘 끝까지 뻗쳐간다. 덕분에, 어제의 퇴근길은, 주위의 잡음에 약간 방해받긴 했지만서도, 이소라씨의 목소리에 크게 위안받는 시간이었다.
![]() | 백현진 - 반성의 시간 (Time of Reflection) - ![]() 백현진 노래/씨앤엘뮤직 (C&L) |
이 앨범, 우울할 때 꼭 찾게 되는데. 상처를 '위로'받고 싶을 때 듣는 앨범이 이소라씨라면, 상처를 찢어내는, 자학하는 기분으로 듣는 앨...범이기도 하다. 자학이라니, 이렇게 변태스러울수가. -_-
욕망은 발가벗길수록 그 존재없음때문에 적나라하게 초라해진다.
특히 좋아라 열심히 듣는 트랙들은, 아무래도 내 취향상 '백현진씨치곤' 대중적인 노래들일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 멜로디는 나름 대중적일수도 있으되 가사는 그렇지 않다. 적나라한 가사가, 오히려 적나라해서 공감을 이끌어낸다. 들여다보기 꺼려했던 찌질함과 토해내지 못했던 소소한 것들이 적나라해지면, 인정할 수 밖에 없어지니까. 처절하게도 현실적이다. 환상으로 포장된 대의와 비장한 결의/결심 뒤에는, 어쩔 수 없이 대면하게 되는 현실이 있고. (예를 들면, 어른용 사탕에서 자살을 결심하고 들어간 여관의 '축발전'이 새겨진 시계 라든지, 학수고대했던 날에서 정말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렸던 순간이, 술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라든지) 그 풍경은 참, 아이러닉하다. Isn't it ironic, don't you think?
화려한 수식 없이, 포토샵의 뽀사시효과 없이 대면하는 현실은 언제나 적나라하고 낭만적이지 못하고 멋있지 못하다. 순간마다 내 의지를 배신하는 현실은 일종의 코미디/찌질함, 혹은 정말 처절한 현실 인식을 끌어내고야 만다. 백현진씨의 노래는 그 부분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그래서 더욱 공감이 된다. 우울할때 들으면 더욱 더 그렇다. 찌질하고 비참한 내 자신을 찢어내버리는 기분으로 듣는 노래에, 역설적인 위안을 얻는다. 음, 나만 이렇게 찌질한 건 아닐거야 라는 위안...이라면 백현진씨한테 예의가 없는 말이려나. (죄송요-)
물론 닉의 고향 이나 아구탕에서 나온 네 명 같은 경우는, 처음에 들었을 때는 웃었다. 박민규씨의 소설 같은 느낌이었다. 특히 아구탕에서 나온 네 명 노래에서 '오 필승 코리아'가 흘러나오는 그 순간, 그 순간은 정말 뒤로 넘어갈 뻔했다. 그런데 알고보면 그렇게 단순하게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닌, 어떤 현실 인식에 대한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또한 굉장히 소중한 트랙..이지만. 어쨌거나 우울할 때 듣기에는, 이런 백현진씨의 '센스'가 드러난 트랙보다는 정말 '현실적인' 노래들에 공감이 간다..라는 이야기.
더불어 백현진씨 앨범에는. 참여한 사람들이 면면이 장난이 아니어서.. 더 그렇기도 하고. 가장 인상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정재일씨의 피아노/조윤석씨의 휘슬 일듯. 내가 좋아하는 두 사람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 정재일씨에게 다시 한 번 질투를 느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앨범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우울할 때' 이 노래를 듣는 이유와는 그닥 상관은 없겠지만). 근데, 그래도, 잘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트랙의 그 '절제된' '우울한' 피아노 소리가 정재일씨의 작품이라는 게. 좋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질투나기도 하고 그런 기분...이기도 하다.









덧글
키오쿠 2008/06/25 00:15 # 답글
우울할 때의 저는 김광석이 유난히 당기더군요( '') 아니면 이수영도 좋고..
Piano 2008/06/25 00:15 # 답글
김광석씨는 듣다가 더 우울해져서 안돼... ( --);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