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기록용 잡담. by Piano

오늘은 붕가붕가레코드의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출판 기념 공연에 다녀옴. 무척이나 부럽고 즐거웠다. 씨디도 무려 세 개나 사가지고 왔네. 브로콜리너마저 새 EP랑, 치즈스테레오랑, 관악포크청년협의회 였나 (이름이 길어서 생각도 안나 -__-). 

-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수 있는 건 얼마나 좋은가. 라고 생각하지만, 하기 싫은 걸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훨씬 실질적인 거 아닐까. 가끔 생각한다. 


다음주 월요일 제주도행. 목요일에 올라옵니다. 학회차 출장. 
영어로 발표해야 하는데.. 덴장 -____- 내가 지원했지만서도 난 안 시켜줄 줄 알았다규!
ㅠㅠ. 
아무튼 그래서 내일 발표자료 만들러 회사에 다녀올듯. 
참, 내일은 머리도 하러 갈 생각입니다. 미용실 언니가 파마를 권했는데 해야 할 필요가 있을듯. 
미용실 언니가 시키는대로 잘하는 모범고객-__-이라서... 라기보단
좀 기를까 했는데 언니가 기르자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머리가 약간 정돈이 안되니 파마 하면 좋을 듯 이라고 말해서요. ㅎㅎ 약간 길어진 상탠데, 아마 단발 쯤으로 계속 기르지 않을까. 겨울이니 긴 머리도 좋겠지:)


-
폴 공연 예매는 대충 성공 -_-입니다. 요새 클릭질에 도 튼 분들이 많아지면서 자리잡기 전쟁이 쉽지는 않지만.. 혼자 가다 보니까 그래도 겨우 다섯번째줄이랑 여섯번째줄 잡은 듯. 클스마스와 클스마스 다음날. 한 번만 갈까 하다가 결국은 이틀 모두.. OTL.
부산공연은 부산 여행차 물고기님들이랑 놀러 가자 했는데. ㅎㅎ. 수요일에 제주도에서 예매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두둥)


-
어제. 트윗+블로그 아는 분들과 간단하게 오프. 정말 신기하게, 온라인에서 만나는 분들은 취향이 비슷한 분이 많아요. 그런 분들끼리 모이게 되어서 그런 걸까. 아무튼 어제 음악 얘기에 신났었다능 >_<. 아이팟 배틀 고고싱! 히힛 :)


-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친해지고 그 사람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에 굉장히 익숙해진 듯 하다. 그러고보니까 이 습관은 포항에서부터 익어온 모양. 하긴 그기야, 온라인이 오프라인이고 오프라인이 온라인인 곳이 아니었을까. 말림비 포스비 이슬비 등등 비비에스의 세계였던 곳. 아직도 여전히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수다떨고 또 만나고 하던 곳. 학부생 전체라고 해도 천명 남짓의 작은 학교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는 별로 의미가 없었던 것 같다.

온라인에서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오프라인에서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다를 수도 있고, 같을 수도 있고. 다르다곤 하더라도 일단 실제로 만나게 된 다음에는 결국 오프라인의 이미지와 온라인의 이미지가 혼재된 그런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사람에 대한 '기대'가 있더라도 결국은 그 사람은 '그 사람'으로 인정하게 되는 거 아닐까. 


-
내가 세상을 쿨하게 살고 싶다, 라고 하는 것은. 난 세상에 적당히 무관심하고싶다, 라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
최근 구매한 씨디들을 리핑하는 중. 자라섬 - GMF 를 거치며 씨디를 왕창 산데다 오늘 또 씨디 사는 바람에.. 리핑 하는 것도 일이다 일. -___-;. 자라섬에서 샀던 씨디들 - 야론 허만 트리오, 리차드 갈리아노 쿼텟- 은 지난번에 리핑해두었고. 야론 허만 씨는 어떤 부분에서는 김광민씨를 떠올리게 하는듯. GMF에서는 좋아서 하는 밴드, 앨리스 인 네버랜드 2집, 선샤인 스테이트, 메리이모네 5집을 샀는데. 메리이모네 5집은 mp3로 가지고 있던 거라 리핑 생략. 


다른 사람에게 갖는 감정의 경계는 어디일까. '관계의 형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손이 닿을 수 없는 사람과도 그런 관계가 가능할까. 관계의 유통기한은 얼마만큼일까. 알 수 없지만 감정은 진실이고, 아마도 당신에게도 그럴 테고, 그래서 더 알 수가 없다. 그냥이냥저냥 흘러가버리는 거 아닐까 불안하다.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 버리면. 그것 역시 어쩔 수 없는 걸까. 


-
이래 저래 모 님께서 낸 논문이 저널에 실렸다는 걸 듣게 되었다. 그것도 무려 JACS!. 얘길 듣고서 궁금해져서 검색해서 찾아낸 논문. Communication이 아니고 article이다. (.. 개인적으로 잭스 아티클은 쫌 어렵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깊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고, 뭐랄까. 엄청 고생-_-했을 것이 눈에 보인다;; 해야 하나. 뭐랄까 full appreciation을 받을 만한 논문들?) .. 제목이 심플한데, .. 경험상, 심플한 제목일수록 논문의 난이도는..-_-;. 물론 여기서 '난이도'는 논문을 읽는 데 필요한 노력의 양..이라기보단, 그 논문을 쓴 사람이 얼마나 고생했을까;;에 dependent. 읽어보고 싶었는데 집이라 논문에 접근이 되질 않아서. 앱스트랙트만 보고, 서포팅 인포메이션을 열어봤는데....... .. .. .. supporting information 이 표지 포함 44페이지............  .. .. .. 10cm짜리 나노튜브 만들고선 그 10cm짜리 길이 재려고 백 아홉장인가의 SEM 이미지를 이어붙였던 논문 이후에;;; 내가 본 제일 긴 서포팅인듯. 그것도 내용도 다양하다;. NMR에 뭐에 뭐에... 합성이며 고분자에는 영 젬병이라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뭐랄까 굉장히, 존경스러워졌달까. 원래 존경하는 분(!)이지만서도. 음, 학위논문을 보거나, 처음부터 끝까지 서늘하고 일관성있게 논리적인 그런 논문을 보게 되면, 존경이랄까 .. appreciation을 갖게 되는 듯. 음, 학위란 건 그런 걸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 나는 그런 거 할 자신은 없는데. .. 라고 생각하지만, 음, 하려고 하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아마도?


-
바깥에 번개를 동반한 천둥. 비가 많이 오는 모양이다. 오늘도 이렇게 주말이 가나?




알라딘의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관련 by Piano

트윗에서 보고 알게 된 알라딘 비정규직 해고 뉴스. 


나름 YES24에서 알라딘으로 주 사용 서점을 바꾸고 애정을 가지고 있던 터라, 
만약 이게 진짜라면 '알라딘 너마저...'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 점심시간에 고객센터로 질문을 날렸다. 

문의내용

제목: 인터넷에서 본 뉴스에 대해 질문이 있습니다.

등록일 | 2009-11-03 13:14

분야: 칭찬/비판 > 비판/제안

알라딘과 관련한 뉴스를 하나 보게 됐습니다.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54875

나름 알라딘에 대해 기대가 있어서 타사를 이용하다가 알라딘으로 주 구입처를 옮겼는데요.. 이 기사가 사실이고 앞으로 나아질 여지가 없다면 알라딘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뉴스에 대해 질문이 있는데요. 
- 실제로 사람을 계속 채용하고 있는 중에도 구조조정 등으로 해고가 일어나는지 (인원의 재배치 등이 아닌 해고 등으로)
- 불법파견 등으로 인력이 사용되고 있는지
-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에 대한 대책이나 향후 방안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물론 다른 인터넷서점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기대하는 알라딘과는 차이가 있는 모습이어서요.. 아마 알라딘을 좋아하는 사람들 역시 비슷한 생각일 거라고 봅니다.. )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블로그나 트위터 등에 공개될 수 있습니다.)


- 칭찬/비판 대상 : 기타(출고/포장/각종서비스)
- 상담원명: 
- 주문번호:


이에 대해 알라딘 측의 반응은 다음과 같다. 


aladdin 홈으로탑메뉴
답변

제목: 인터넷에서 본 뉴스에 대해 질문이 있습니다.

등록일 | 2009-11-03 17:27
안녕하세요?
알라딘 고객팀장 표종한입니다.

깊은 우려와 안타까움 속에서 기사를 대하셨을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송구한 일로 글 드리게 되어, 저희 또한 마음이 한없이 무겁고 안타깝습니다. 


질의하신 사항에 대하여 솔직하게 저희 상황과 입장을 회답드립니다. 

알라딘은 연중 최대 성수기인 3월1일~3월31일, 9월1일~9월30일 두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단기근무인원을 모집합니다. 
성수기에는 비수기보다 주문량이 30~50% 이상 증가하는데, 그 지속기간이 2~3주밖에 되지 않아 단기인력의 확보가 불가피합니다.

게다가 파주지역은 대규모 인력확보가 어려워 도급업체의 지원 없이는 정상운영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기고하신 김종호님도 이 경우에 해당하여 8월 31일~9월30일간 도급업체를 통해 근무하셨습니다.

이런 단기근무에 대해서는 계약시에 특별히 주의하여 이 사실을 고지하도록 도급업체에 요청하고 있습니다만,계약과 관리에 문제가 있었는지, 이런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앞으로 개선할 점이 없는지 확인하고 조치하겠습니다.

알라딘은 2년을 계속 근무한 비정규직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 정규직화하는 정책을 법정의무기한 이전부터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또한 도급업체를 통한 근무자에 대해서도 급여차등을 두지 않으며, 도급 근무규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인력채용이 가능할 수만 있다면 도급업체에 별도로 수수료를 지출할 필요가 없는 이점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부족한 점을 다시 돌아보고, 서비스뿐 아니라 회사의 모든 면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O간편 문의는 FAQ/빠른서비스를 이용해보세요!
O중고 판매상품 편의점위탁 서비스 오픈! http://blog.aladdin.co.kr/usedshop/3045488
답변이 도움이 되었습니까?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으시면 1:1 고객상담에 문의하여 주세요. 
재문의하기

질문

제목: 인터넷에서 본 뉴스에 대해 질문이 있습니다.

등록일 | 2009-11-03 13:14

분야: 칭찬/비판 > 비판/제안

알라딘과 관련한 뉴스를 하나 보게 됐습니다.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54875

나름 알라딘에 대해 기대가 있어서 타사를 이용하다가 알라딘으로 주 구입처를 옮겼는데요.. 이 기사가 사실이고 앞으로 나아질 여지가 없다면 알라딘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뉴스에 대해 질문이 있는데요. 
- 실제로 사람을 계속 채용하고 있는 중에도 구조조정 등으로 해고가 일어나는지 (인원의 재배치 등이 아닌 해고 등으로)
- 불법파견 등으로 인력이 사용되고 있는지
-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에 대한 대책이나 향후 방안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물론 다른 인터넷서점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기대하는 알라딘과는 차이가 있는 모습이어서요.. 아마 알라딘을 좋아하는 사람들 역시 비슷한 생각일 거라고 봅니다.. )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블로그나 트위터 등에 공개될 수 있습니다.)


- 칭찬/비판 대상 : 기타(출고/포장/각종서비스)
- 상담원명: 
- 주문번호:

• 메일은 발신전용 메일로서 이 메일에 답장형태로 메일을 보내시면 접수가 불가능합니다. 

추가적인 문의는 1:1 게시판을 통해 접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1 문의바로가기



aladdin


1. 불매운동에 대한 생각 

기본적으로 불매운동은 소비자의 권리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조금 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처음에 알라딘 불매운동하자!는 말을 들었을 때, 무척이나 난감했다. 그럼 알라딘 아니면 어디서 책을 사지? 알라딘의 서평이며 TTB 시스템 등에 나름 애정을 가지고 있고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사람으로선 난감한 일이므로. 그렇다고 알라딘 불매운동 하면 책 어디서 사려고? 알라딘 불매운동 한다고 리브로 매출 올려줄 수는 없는 일이다. -____-. (개인적으로는 동네 서점을 이용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지만 매번 갔다가 문제집만 가득한 곳에서 책 못 찾고 나오는 일도, 매번 이 책 갖다주세요 부탁드리는 일도 간단한 일은 아니다.)

실제로 불매운동에 돌입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소비자(서비스사용자)로서 클레임을 거는 것이다. 일단 이 사람들이 이런 항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문제가 있다면 실제로 그것을 수정할 수 있는가 를 먼저 따져야 한다. 불특정다수에게 불매운동을 권하는 것보다, 실제 그 곳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항의 메일을 한 번씩 보내는 것이 훨씬 강력하고 실질적이며, 불매운동은 그 다음에 하는 것이 훨씬 강력하다.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에 대해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회사라면, 그 때 불매운동에 들어가면 된다. 그 때는 불매운동이 더 힘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서비스 사용자가 실제로 그 회사의 '문제점'과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실제 매출에 기여하던 사람이 돌아섰을 때의 파괴력이 단순히 불특정다수가 '말로만' 불매운동을 천명할 때보다는 더 확실하다.



2. 균형성

성향상 어떤 사건을 마주하면 양쪽의 입장을 다 들어보는 것을 선호한다. 물론 힘의 불균형이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의 이야기에 무게를 둘 것인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힘의 불균형 외에도 여러 가지 팩터들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알라딘이 아니라 리브로 (자꾸 리브로 얘기해서 미안하지만 -_-)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당장 불매운동 하자고 달려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리브로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패스.) 아주 솔직히 말해서 기업은 이윤을 위해 활동하는 곳이니까 본질적으로 성격은 비슷하다. 어디라고 다르겠나. 고용의 형태, 노동의 형태, 주 수익원 모두 비슷한 형태 아니겠나. 특히 알라딘과 예스24를 비교한다면 딱히 알라딘이라고 해서 직원들에게 아주 바람직한(?) 회사일거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뭔가 이야기가 산으로 가나..;;)



3. 윤리적 소비, 기업간의 상대적인 윤리성 (혹은 도덕적 우월성?)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나름 '윤리적'소비 정도가 전부다. 당장 내가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무언가 기업이 비윤리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기업에 돈을 지불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 라는 개인적인 다짐은, 커다란 흐름이 되기 전에는 무의미해 보일지 모르나 (그리고 분명히 한계가 있겠지만) 주체성 측면에서도 커다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어떤 사회를 바라보고, 어떤 사회에서 살아가고 싶은지를 분명히 할 수 있는 일이니까. 

 그렇지만 직전에서 얘기한 것처럼,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로 동일하니까. 사회적 기업으로 분류되는 곳 같은 것이 아닌 이상에는 기본적으로 회사가 돌아가는 형태가 동일하다. 그 사이에서 어떤 기업이 더 윤리적이냐, 더 우월하냐 하는 것은 실제의 행동이 아니라 이미지로 판단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판단하기 어렵다. 반면에, 그렇기 때문에 특정 기업을 어떤 윤리와 관련된 사건으로 매도(?) 혹은 불매운동(?) 등을 하는 것 역시 신중해야 할 문제다. 신중하게, 사실 관계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파악한 뒤에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한다. 



4. 행동하는 것 그리고 연대

최상의 연대는 입금이다 라고 모 님께서 말씀하셨지만 (개인적으로 한 80%는 공감한다. 구설수에 올랐던 그분의 언행과는 상관없이 저 말은 '자본주의'를 살아가면서 연대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장 손쉬운 지침이니까.), 아니다 싶을 때 혹은 '행동해야 할 때'는 행동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촛불집회에서 내가 본 것은, 어찌보면 한계였다. 실제로 '힘'을 행사할 수 없는 행동은 그 후의 무력감을 동반한다. 여기서 '힘'은 폭력 이 아니라 실질적 압력이다. 불의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보았을 때, 내가 바라는 사회와는 다르게 가는 방향을 보았을 때, 단순히 불평할 게 아니라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한 기업이 대상이라면 이렇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고, ... 국가가 대상이라면.. 그건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 아직 고민중이고, 어떻게 '행동'해야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작게는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생활 속의 정치' 의 시작점일테다.


화학의 로망 by Piano

** 수다성 글입니다. ^^;.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갑자기 왜 뜬금없는 화학 이야기냐면. 지금 아마도 수요일, 아무리 늦어도 목요일 오전 정도까지는 완성해야 하는 (영어-_-)논문이 있기 때문이다. -___- 11월 둘째주에 가야 할 학회 때문에 논문을 써야 하는데. 일단 데이터셋은 대강 있고. 이걸 어떻게 짜서 글을 써야하나 고민하며 퇴근길을 걷다가 생각이 삼천포로 빠지기 시작해서 ... 쿨럭;;. 

지금 현재 회사에서 하는 일은 전문용어-___-로 Heterojunction solar cell, 그러니까 이종접합 태양전지다. 이종접합은 말 그대로 '서로 다른' 것을 붙여 놓은 것이기 때문에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은 결정질 실리콘에 비정질 실리콘을 올려 만드는 이종접합에 관한 것이다. 어쨌거나 태양전지는 '전기'가 생겨야 되기 때문에 전기를 실어나를 수 있는 전자나 정공(hole)이 장애물에 잡히지 않고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종접합은 서로 다른 두 물질이 만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전자나 정공을 잡아먹는 (어흥!) 곳들이 많이 존재하게 되고, 따라서 이걸 어떻게 줄이느냐 하는 게 최대의 관건이다. 지금 써야 하는 논문도 그 주제에 가깝다. 비정질 실리콘이 그 자체로 interfacial state, 그러니까 전자나 정공의 trap site (혹은 recombination site)를 커버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산요처럼 고효율 전지를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만들려고. 으하하하.. OTL) 아무튼 그래서 그 '현상'을 이해하는 쪽에 관심이 있고, interfacial state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커버 (Passivation이라고 한다)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런 저런 실험을 해 온 것을 발표하기로 되어 있다. 실제 실험을 복잡하게 한 건 아니다.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박막 증착 후 열처리해서 얘가 잘 커버하고있나 못하고 있나 를 보는 정도의 실험이다. 그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해서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가 하는 문제일테다.

데이터를 해석하기 위해서 요모조모 들여다보면서 고민하다 보면, 점점 생각은 작고 작고 작은 곳을 향하게 된다. 전자나 정공이 왔다갔다 하려면, 이 passivation 성능이 이렇게 차이가 나려면 그 사이엔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실리콘 원자와 실리콘 원자가 만나는 곳에, 혹은 그 화학결합이 끊어지는 곳에, 그 한 곳 한 곳이 어떤 상태인 걸까. 빛이 쨍 하고 쪼여서 원자에 매여 있던 전자가 톡 하고 튀어나오면, 전자는 어떤 험난한 여정(!)을 거쳐 전극을 만날 것인가 (!) 같은 동화적 상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전자의 여정에 놓인 온갖 함정과 난관들을 줄여주는 일인 셈이다. 

내가 화학과 출신이구나, 화학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것이 실감날 때가 이럴 때다. 규칙적으로 놓여진 실리콘 기판과, 약간은 무질서해보일 비정질 실리콘 사이를 헤엄치는 전자(!)가 된 상상을 할 때랄까. (왠지 무슨 웜홀같은 터널, 혹은 복잡한 그물(엄밀한 의미에서 그물은 아니지만) 사이를 마구 헤쳐가는 동영상의 주인공이 된 느낌?) 원자와 원자가 만나 화학결합을 이루고, 그것들이 우글우글 모여서 또 손을 잡고 잡고 잡아서 고체가 되는 등등의 상상을 하다가, 좀더 작은 세계로 가서 사과만한 원자핵에 축구장만한 전자구름을 상상하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주기율표를 보면서 어쩜 이럴수가 있을까 신기해하면서 하나 하나 짚어보는 것, 수소원자로부터 전자, 양성자(및 중성자) 갯수를 늘려가며 상상해보는 것, 그러다 유기분자의 구조를 생각하다, 예전에 유기금속분자 합성하던 생각을 하다가, 탄소나노튜브를 또 상상하면서 전자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을 또 상상하다가.. 이런 저런 상상 속에 폭 빠져서 헤매다 정신을 차려보면, 써야 할 논문은 눈 앞에 있달까.. OTL

논문의 내용도 어찌 보면 관련이 있는 내용일텐데. 나노 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도 비슷한 연유일텐데. 고체와 같은 '수많은' 원자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시스템에서, 원자 하나에 일어나는 일은 어떤 것일까 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 어찌 보면 사회과학과도 비슷할지 모른다. 그러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다르지만 '한국'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넣어놓고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면, 각각의 개인은 묻히고 집단의 특성이 나타나잖아. 분명히 원자 하나 하나도 놓여 있는 상태가 다를 테고, 어떤 특정 상황에서 선택이 주어질 때 어느 쪽으로 결합을 만들 것인가 하는 것 역시 개개의 현상이되 전체로 만들어 놓고 보면 하나 하나는 보이지 않고 통계적인 현상만 보인다. 현재의 분석 기술들은 결국 그 '통계의 결과'를 보는 것일테고. 물론 single molecule을 보고자 하는 노력들이 많이 있고, 그래서 언젠가는 잘 되겠지 막연히 생각하지만. 내가 보고 싶은 '집단 속의' 원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집단 속의 원자에 대해서 알기 어렵다면, 집단의 전체 수를 줄여서 큰 규모의 집단과 다른 점을 찾아내고, 그로부터 집단 속의 원자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나노'를 해보고 싶었던 것이기도 했다. 물론 이 모든 것들, 이래 저래 여쭤보기도 하고 찾아보기도 하니 결코 만만한 것도 아닌데다 -_- 실은 이렇게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화학에 대한 모독-_-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그렇지만, 궁금하다구. 진짜로. 또 상상한다. 단결정 실리콘 위에 비정질 실리콘이 있고, 수소가 중간중간 쏙쏙 들어가있고. 그 사이에서 전자는, 어떤 상태일까. 혹은 실리콘 사이에 형성된 결합은 어떤 에너지로 어떻게 존재하고 있을까. 이런 생각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지만.. 결국은 뭐 논문에 대한 아이디어는 별로 나오지 않고 (OTL) 나는 딴생각만 주구장창.. ㅠㅠㅠ 

화학이 가지는 끝장매력이라면, '화학결합'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주기율표의 원소들이 서로 서로 손을 잡고 다양한 물질들을 만들어내는 것을 상상하면, 지구의 다양성은 결국 화학결합에서 오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물리에서 어떤 근본적인 법칙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면, 화학은 결국 그 '다양성'으로 발산하는 것 아닐지. 이래 저래 그래서 오지랖이 엄청 넓은 분야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래 화학 한다면서 전자회사에서 일하는 것이기도 할 테고, 노벨 화학상은 생명 쪽 분야로 가기도 하는 것일테고 ( --) .. 그 오지랖의 한쪽 구석에서 나는 오늘도 다시 또 화학을 꿈꾼다. 그래. 화학은 나에겐 로망인 모양이다.

........ 논문은 내일 밤새 쓰지 뭐 ㅠㅠ.. 자, 회사에서 밤샘 가는거다! (이카고 OTL)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방문자 지도

트위터